Book Review

<클루지 - 개리 마커스> 생각의 역사를 뒤집는 기막힌 발견

Daydream_Jake.Park 2023. 10. 3. 12:00

∴ 리뷰

역행자 자청님이 강력히 추천한 책 클루지(Kluge)를 읽었다. 클루지란 ‘서투른 또는 세련되지 않은 해결책’ 혹은 ‘고장 나기 쉬운 애물단지 컴퓨터’를 이루는 말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모든 것들에 함정이 있고, 완벽하지 않은 것들이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자연선택과 진화가 최고의 설계를 보장해 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이것을 이해하고 ‘클루지적 사고’에 대하 고민해 본다면 보다 나은 선택들을 할 것이고, 이 선택들이 모여 인생의 변화가 생길 것이다.

 

책이 다소 어려운 느낌이 있어서 천천히 읽게 되었다.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다시 되돌아가서 읽을 만큼 노력했다. 책의 초반부 클루지에 대한 설명과 맥락과 기억에 대한 부분을 천천히 읽으며 이해하게 되니 후반부 내용도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말하고 행동하는 부분들에 있어서 의아하고 후회되었던 모습들도 책에 서술되어 있어 다시 한번 나를 되돌아볼 수 있는 느낌이었다.

 

∴ 오염된 신념 - 속아 넘어가도록 타고난 사람들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좋아해 주고 칭찬해 주기를 바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나 자신에게는 비판적인 편이다. 나는 절제되고 통제력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걱정과 불안이 많은 편이다. 막연한 일반론을 과잉 해석하여,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데도 마치 그것이 자기 자신에 대한 것인 양 믿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신념이라는 것. 내가 쉽게 믿고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도 항상 의구심을 품어야 한다. ‘후방 효과’와 ‘갈퀴 효과’를 이해하고 항상 생각해 봐야 한다. 이런 ‘반사 체계(선조 체계)’의 사고와 ‘숙고 체계’의 사고에 대해 균형이 필요하다.

※ 후방 효과 : 어떤 사람에게 한 측면에서 긍정적인 느낌을 받으면 그것을 자동적으로 일반화해서 그 사람의 다른 속성들까지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

※ 갈퀴 효과 : 후방 효과와 반대 뜻

※ 반사 체계(선조 체계) : 빠르고 자동적이며 주로 무의식적으로 진행되는 사고

※ 숙고 체계 : 신중하고도 판별력 있게 천천히 진행되는 사고

 

∴ 선택과 결정 - 진화의 덫에 걸린 호모 이코노미쿠스

우리는 건강과 장수를 바라면서도 술과 담배 등 다른 건강을 해치는 행동들을 하곤 한다. 자기 계발을 열심히 하려고 하면서도 스마트폰의 늪에 빠져 산다. ‘의지의 허약함’이라는 것이 우리의 뇌가 얼마나 엉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의 뇌는 돈을 상대적으로 계산할 뿐 아니라 날아간 돈에 신경을 쓴다. 가격과 가치를 혼동하면서 멍청한 선택들을 하곤 한다. 한 번도 의심해 보지 않은 것들을 책에서 말해주니 놀라울 따름이다. 당연하다고 생각해 왔던 것들이 완벽하지 않은 내 뇌가 선택을 하고 있었다.

진화 속에 남겨진 ‘반사 체계’와 ‘숙고 체계’의 두 장단점을 인식하고 조화를 꾀한다면, 우리는 궁극적으로 보다 더 나은 선택과 지혜로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위험한 행복 - 무엇이 정말로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가?

행복이란 과연 무엇인가? 그리고 사람들은 왜 이렇게 행복을 추구하는가?

사전적인 행복에는 ‘쾌락’이라고 정의되어 있다고 한다. 이 쾌락은 우리의 안내자 역할을 한다. 이것이 없었다면 인간은 번식과 진화를 못 했을 테니까. 인간의 3대 욕구인 ‘식욕, 수면욕, 성욕’ 세 가지만 생각한다면 이 말은 꽤 그럴듯하다. 이 부분에 대해서 저자는 쾌락에 관해 이상적인 적응의 산물일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어려운 내용이었다.

 

또 하나는 수입은 늘어나도 행복은 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절대빈곤 이상의 사람들은 절대빈곤 이하의 사람들보다 행복하다고 한다. 그러나 재산이 진짜 많은 사람들은 그냥 많은 사람들보다 그만큼 더 행복하지는 않다. 우리는 모두 부자를 꿈꾼다. 하지만 그 부자의 기준이 있을까? 그저 남들보다 부자가 되고 싶은 것이다. 요즘 소셜 네트워크(SNS)에서 남들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있다는 과시의 표현들로 인해 사회는 남들과 비교하는 삶 자체가 기본값이 되었다. 내가 돈을 많이 벌면 벌수록 행복해질까? 당연히 그 위에는 그 이상의 사람들이 존재할 것이다. 행복의 본질적인 것을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이다.

 

마크 트웨인의 행복에 대한 글이 있다. ‘우리 자신의 행복을 해부하는 것은 개구리를 해부하는 것과 비슷할지 모른다. 둘 다 해부 중에 죽어가기 때문이다’ 이 말인즉슨, 행복에 대해 깊게 생각하면 할수록 그만큼 덜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자신의 처지에 대해 별로 깊이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깊이 생각하는 사람들보다 더 행복한 경향이 있다고 한다.

 

∴ 왜 우리는 오늘 일을 내일로 미룰까?

책의 소제목만 보고 뜨끔했다. 책을 다 읽은 지 꽤 되었지만, 이제야 리뷰를 쓰는 나 자신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일을 뒤로 미루는 것은 기회비용이 상당한 것이며, 얻는 이익이란 하잘 것도 없다는 것이다. ‘전형적인 자기조절 실패’라는 뜻. 일을 뒤로 미루는 버릇의 핵심은 우리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목표들을 향해 나아가는 일을 미룬다는 데 있다. 또 이것은 ‘클루지의 징후’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상위 목표들이 하위 목표들에 의해 침해받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인간으로 산다는 것은 자기 통제의 산에 오르기 위한 평생의 투쟁이다. 왜냐하면 진화는 우리에게 분별 있는 목표들을 세우기에 충분한 지적 능력을 주었으나, 그것들을 관철하기에 충분한 의지력은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